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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이즘] 누구든 그렇게 하라


포스팅을 보니 이웃 블러트에는 천만스파(아니 블파)의 고래가 임대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계정에만 보팅을 한단다. 긴 글일 수록 보팅이 크고 하루에 여러 번 올려도 보팅을 받을 수 있단다. 재단과는 관련 없는 개인 고래라는데.

스팀잇이 하이브와 블러트로 하드포크 된 이후로 각각의 플랫폼은 각자의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다. 하이브는 하던 대로, 그러나 개발자들에게 어떤 메리트가 있는지 개발이 계속되고 있고 블러트는 콘텐츠의 품질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대충 쓰면 페널티를 막 받는다는데. 그 와중에 스팀잇은 임대 위주의 디파이 플랫폼으로 이미 자리를 잡아 버렸다. 대세는 돌리기가 쉽지 않다.

어쨌든 각자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것도 블록체인의 다양성이고, 유저는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사용하면 되니 문제 될 것은 없다. 그러나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있고, 문제의식을 가진 이들이 있고, 문제이긴 하지만 그런대로 할만하다 느끼는 이들이 있다. 그걸 누가 어떻게 바꿀까? 바꿔야 할 필요는 있을까?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자르지 말라고. 그때 고래전쟁의 때에 그렇게들 떠들어 댔는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듯 보이는 지금에도 거위는 죽지 않고 여전히 알을 낳아주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스달의 가격으로 스팀잇의 디파이 서비스는 몇 년째 순항하고 있고 이제 누구도 거위의 배를 다시 봉합해야 한다 말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역시 인생은 알 수가 없다. 메커니즘 상 있을 수 없는 가격은 역시! 암호화폐의 시세는 세력이 결정하는 거라고. 그러니 우리가 뭘 어떻게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면, 거위의 배를 다시 봉합하면, 시세가 쭉쭉 올라줄 거라고 말하기에 쑥스럽다. 그건 이미 세 플랫폼 중 가장 콘텐츠 친화적인 블러트의 시세가 일견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물론 개발에 집중했더니 저렇게나 차이가 나버린 하이브의 시세를 보라고 한다면 그게 전부일까? 그게 원인일까? 싶기도 하고. 그러니 시세를 기준으로 잘잘못을 따져보는 건 좀 무의미하긴 하다. 도지를 보자면 더더욱.

그럼에도 결과와 상관없이, 또는 자신이 확신하는 가능성을 위해 저 블러트의 고래처럼 자신의 방식을 펼쳐가는 이들 역시 있다. 그건 아마도 kr과 원수가 되어버린 하이브의 옛 증인들조차 마찬가지일 것이다. 반대하던 이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스팀잇의 개발자, 팀들이 결국 다 하이브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던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또 있지 않겠는가. 게다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니 블러트의 그것이 앞으로 얼마나 성장해갈지 모르는 일이다.

탈중앙화를 기치로 시작된 무브먼트로서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추구하는 그것들을 할 수 있다. 이번 업뷰의 프록시위임 정책 역시 그게 어떤 문제와 한계를 가지고 있든지 일단 힘을 모으고 그 힘으로 추구하는 그것을, 문제라고 여기는 그것을 해결하려고 시도하는 움직임 자체는 그것으로 유효하다. 그러므로 누구든 그렇게 하면 된다.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면, 개발의 결과물을 양산해 낼 수 있으면, 이 플랫폼과 이 코인의 시세가 성장할 거라고 믿는 모든 믿음이 옳고 각자가 자신의 책임과 권한 하에서 그것들을 해가면 될 것이다. 문제는 오히려 '함께' 하자고 하는 것이다.

누구든 그렇게 하면 그렇게 될 텐데. " '모두' '함께' 합시다." "의견을 모읍시다." 할 때에는 이미 시작부터 틀린 게 된다. 그건 멋진 말이고 아름다운 말처럼 들리지만, 시작하려는 누군가가 자신의 것을 내어놓으며 그것을 유도하지 않으면 '함께', '모두'는 시작되지 않는다. 설사 그렇게 한 누군가도 본전 생각이 날 만큼 온갖 말들의 포화를 직면하고 나면 내가 뭔 영화를 보려고 이러고 있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게 뭐랄까, 재난 공동체의 결속력을 단단하게 가지고 있는 우리 민족의 DNA가 아닐까 싶기도 한데, 그게 힘이 될 때가 있고, 독이 될 때가 더 많다. '함께'를 말하지 말고 그냥 하면 된다. 내가 하면 된다. 내가 그게 맞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하면 된다. 내가 그렇게 하지는 않으면서,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 말하는 태도는 비겁하다. 그건 내 자원보다 너희들의 자원을 활용해 옳다고 믿는, 좋아 보이는 방향성을 타력으로 강제하려는 욕망이 비쳐 보이기 때문이다. 그 방향이 아무리 옳은들.

그때, 고래전쟁의 때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말라며, 전쟁을 치러가면서까지 '모두', '함께'를 말하던 이들이, 소통이 안된다고 합심이 안된다고 한탄하지만 말고, 차라리 자신이 할 수 있는 그것을 그냥 자신의 방식대로 했다면 지금은 또 어떤 미래가 펼쳐졌을까? 왜 그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지키고 보존할 생각은 안 하고 전쟁을 치르다 나가 버린 걸까?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꼭 모두가 함께 돌봐야 하는가? 그럼 블러트의 저 고래는 왜 혼자 저 지랄을 떨고 있는 걸까?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진짜로 하려고 하는 이는 한다. 혼자서라도 한다. 물론 능력이 안 되어 시작도 못 하는 누군가는 할 말이 없다. 블러트의 고래처럼 마법사는 천만스파로 좋은 글에 보팅을 해 줄 수 없다. 돈이 없으니까. 그래도 만일 그런 여력이 주어진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물론 [스팀시티]도 춘자도 이미 그런 목표를 장착하고 있다. 스스로 무장한 천만스파로 춘자의 편집자들이 판단한 '좋은 글'에 보팅하는 일. 그것을 여전히 꿈꾸고 있다.

스팀잇에 연재된 글로 베스트셀러를 내고, 그렇게 얻어진 수익으로 스파를 충전하고, 그 스파로 다시 좋은 글을 찾아내어 보팅함으로 창작을 지속하게 하고, 완결된 콘텐츠는 다시 책으로 펴내고. 매우 단순하고 분명한 메커니즘이다. 어떤 고리로부터 시작될지 모르지만, 일단 글을 연재하고 책으로 펴내는 일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이다. 베스트셀러가 굳셀러는 아니지만, 블록체인/암호화폐의 가치는 시세와 규모로 증명되는 것이니 그것은 반드시 베스트셀러를 추구해야 한다. 그렇게 경도된 콘텐츠 시장의 균형추를 우리가 선호하는 다른 가치로 이끌어 오고, 그런 글, 그런 콘텐츠를 창작하는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 말이다. 그러다 그게 스트릿이 되고 커뮤니티가 되고 도시가 되겠지.

누군가 그래서 팔릴만한 책을 만들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이런 책이 팔리는 세상을 만들겠다 답하고 또 책을 내는 거다. 내고 또 내는 거다. 스팀이 천원은 가겠냐고 묻는 이들에게 묵묵히 스파를 파워업하고 업뷰에 임대하고 있는 그대들처럼. 충전하고 또 임대하는 거다. 지금은 그 보상으로 제작비와 관리비를 충당하고 있지만 그러다 어느 때에 베스트셀러를 내고 나면 천만스파로 무장하게 되겠지. 그때에는 춘자도 업뷰처럼 스무 명의 증인들에게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냐고 설문지를 돌리고 프록시설정에 반영하겠지. 앗 그러려면 억만스파가 필요하려나?

이 플랫폼의 가능성을 긍정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자신의 방식으로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 시도해 볼 수 있다. 그걸 그냥 하면 된다. 그리고 안 해도 된다. 그러나 이래야 한다고 저래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면 그냥 해라. '우리', '함께'를 들먹이며 따르지 않는다고, 동의해 주지 않는다고, 참여하지 않는다고 불평을 늘어놓을 시간에 그냥 하면 된다.

그런 이들이,
그렇게 그냥 하는 이들이
많아지기를.

우리도 계속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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